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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해제
이 간찰은 혼사 성립에 대한 축하와 안부를 함께 담고 있다. 서두에서 발신자는 “좋은 인연이 예전부터 맺어져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良緣由夙締結了]”라고 하며, 자평(子平)의 뜻이 마음속에 크게 기쁨으로 가득 찼다고 밝혔다.이어 최근 소식을 전해 들으니, 어머니[萱堂]의 병환이 날씨가 점차 풀리며 회복으로 향하고 있다 하니 다행이라 전했다. 상대방의 건강과 형제들의 평안, 아우(允郞)의 무사함을 확인하고 크게 위로받았다고 하였다. 자신은 상복(緦服) 중이라 근황이 예전과 다름없으나, 혼인 후 자녀들이 예문(禮門) 안으로 잘 인도되지 못하면 공경과 순종의 도리를 어길까 우려된다고 하였다. 그것은 아버지로서 장차 후회할 일이 될 수 있다는 염려였다. 또한 얼마 전 교랑(嬌郞)을 만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윤형(允兄)의 기품과 예범이 재동(在瞳)에서 뛰어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였다. 가까운 시일에 초청하여 만나고자 하는 계획을 전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했다.
이 서간은 혼사 성사에 대한 축하, 병환 위문, 혼인 후 가정교육에 대한 우려, 친족·지인의 품평과 초청 계획을 종합적으로 담아, 조선 후기 문중·친족 간의 경사와 문안, 가정 내 예도(禮道)에 대한 인식을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 특히 ‘양연유숙체(良緣由夙締)’ 양연유숙체(良緣由夙締) : ‘좋은 인연은 예전부터 맺어진 것이다’라는 뜻으로, 혼사나 중대한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오랜 인연의 결과임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중국 한대(漢代) 이후 시문과 서간에서 혼인 축하의 길상어로 자주 사용되었으며,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혼례 편지에서도 관습적으로 쓰였다. 같은 수사적 표현과 혼인 후 예문 교육에 대한 발신자의 인식은 당대 사대부가의 가치관을 잘 보여준다.
원문
良緣由夙締
良緣由夙締結了 子平之願 實
是欣滿于中 謹承審比者
萱堂患候 日氣稍和 快臻復
常 以是顒祝
侍餘體上 護棣遠亨 允郞安侍 仰
慰之極 殆不可狀 査弟緦服人 劣狀依昔
而經婚後 所懼者 未敎穉息 入於
禮門 想多違敬順之道 爲其父者
獲戾於後也而已 旣覯嬌郞▢▢▢▢▢
良緣由夙締結了 子平之願 實
是欣滿于中 謹承審比者
萱堂患候 日氣稍和 快臻復
常 以是顒祝
侍餘體上 護棣遠亨 允郞安侍 仰
慰之極 殆不可狀 査弟緦服人 劣狀依昔
而經婚後 所懼者 未敎穉息 入於
禮門 想多違敬順之道 爲其父者
獲戾於後也而已 旣覯嬌郞 樂且有允兄
後 儀範杰於在瞳 從近邀來 以伸
悵懷爲計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