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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국역
1. 芳春仙李【喩國朝盛時】
衆卉推尊早得眞
神壇古宅接芳隣
盤根立鎭三千里
繁葉垂陰五百春
不棄貧寒多濟士
無私遠近解吾民
仁風惠雨涵濡德
靜養蘇醒世世新
2. 半島春暮【喩國朝末葉合倂】-半島謂朝鮮-
春闌半島草悠悠
爛漫風光起戀頭
聖大王孫在何處
短長戍笛滿空樓
雲歸水逝英雄恨
花落鳥啼弟子愁
歲色送迎干我甚
千行涕淚不禁流
3. 贈姑從沈龍洙 -時留日本北海島函館區東川町-
東川町月照江陵
遙憶天涯遠莫登
富土-日本山名-山高雲萬疊
太平洋-東洋海名-闊路千層
歸心爛漫三春草
別恨支離五夜燈
多少情懷誰共說
郄岑蜀客匪吾朋
4. 送友歸鄕
執子之衿憶昔遊
傷心是日送行舟
愁看黃葉飛歸路
遙望靑山住渡頭
別意辛酸雲起起
前期杳遠水悠悠
虎溪三笑曾如此
好面何時共一樓
5. 鵲始巢
經之有亟日維新
志在苟完不顧辛
密密綢繆愁覆卵
高高棲息避蒙塵
往年誰有先居者
今此下無敢侮人
一歲勤勞垂後計
晩時子女好鳴春
6. 曉鷄
曉鷄初唱日光容
曙色明來獵獵風
能養孝門咸內外
孜爲善者自正中
生寅人事應多計
闢子天機也不空
衆鳥聲聲從此後
三千羽族爾居雄
7. 寄平安道寧邊郡鄭泰圭
與君別後意凄然
彈指之間已五年
1. 아름다운 봄날의 선리(仙李)1)【나라가 융성했을 때를 비유하였다】
온 초목이 높이 받드니 일찍부터 참모습 얻어
신단수2)의 오랜 저택은 꽃다운 이웃 접하였지
삼천 리 강산에 뿌리 내려 진영을 세웠기에
오백 년 세월 속에 무성한 잎 그늘 드리웠네
빈한한 이 버리지 않으니 훌륭한 선비 많으며3)
가깝든 멀든 사심 없이 백성 근심 풀어 주었네4)
인풍 불고 혜우 내려5) 그 덕화에 무젖으니
정양하고 소생하여 대대손손 새로웠었지
1) 선리(仙李) : 조선을 비유한 것이다. 『신선전(神仙傳)』에 의하면, 노자(老子)의 어머니가 마침 오얏나무[李樹] 밑에 이르러 노자를 낳았는데, 노자는 막 태어나서부터 능히 말을 하였다. 노자는 곧장 오얏나무를 가리키면서 “이것으로 내 성을 삼으리라.[以此爲我姓”라고 말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이후 이세민(李世民)이 세운 당(唐)나라가 일찍이 노자의 후예(後裔)로 자칭했던 데서 전하여 선리는 곧 모든 이씨를 일컫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도 바로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李成桂)를 통해 조선을 비유한 것이다.
2) 신단수(神壇樹) : 단군신화에서 환웅이 무리를 이끌고 하늘에서 내려왔던 곳의 신성한 신목(神木)을 말한다. 단군이 건국했던 고조선을 통해 대유한 것이다.
3) 빈한한 ~ 많으며 : 원문의 ‘다제사(多濟士)’는 ‘훌륭한 인재가 많다[濟濟多士]’는 성어를 변형한 것으로 『시경(詩經)』 「대아(大雅) 문왕(文王)」에 나오는 “빛나는 많은 인재들이 이 왕국에서 나왔도다. 왕국에서 제대로 인재를 내었나니 주나라의 동량이 되리로다. 많은 훌륭한 인재들이 있으니 문왕이 이 때문에 편안하시리라.[思皇多士 生此王國 王國克生 維周之楨 濟濟多士 文王以寧]”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조선에 인재가 많았음을 형상화한 것이다.
4) 백성 ~ 주었네 : 순(舜)임금이 오현금(五絃琴)을 타면서 부른 노래에 “남풍(南風)의 훈훈함이여 우리 백성의 재물을 불리우며 우리 백성의 불평을 풀어 주는도다.”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의 임금이 정치를 잘했음을 읊은 것이다.
5) 인풍(仁風) 불고 혜우(惠雨) 내려 : 봄바람과 봄비처럼 어진 정치를 베풀어주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는 조선의 정치를 비유한 것이다.
2. 한반도의 봄이 저물어【국조 말엽에 합병된 것을 비유하였다.】-반도는 조선을 말한다.-
봄이 깊은 반도에는 봄풀은 유유하니1)
난만한 봄 풍광에 애달픈 맘 일어나네
성스럽고 위대한 왕손은 어디 있는가2)
변방의 피리 가락만 텅빈 누각 가득하네
구름 가고 물 흘러가 영웅은 한스러운데
꽃 지고 새 울어 자제들은 근심하누나
한해 보내고 맞이함은 우리와 관계있음에
천 갈래 흐르는 눈물 막을 수가 없구나
1) 봄풀은 유유하니 : 봄풀을 가져와서 시상을 일으킨 구절이다. 『초사(楚辭)』의 「초은사(招隱士)」에 “왕손은 유람 길 떠나셔서 아직도 아니 오시는데, 봄풀은 싹이 돋아 어느새 무성해졌구나.[王孫遊兮不歸 春草生兮萋萋]”라는 명구(名句)를 활용한 것이다. 즉 조선이 일본의 늑약에 의해 강제적으로 합방되었으나 계절은 다시 생명이 충만한 봄이 되어 봄풀이 무성한 것을 읊었다.
2) 왕손은 어디 있는가 : 기구에서 무성한 봄풀을 읊은 뒤에 함련에서 왕손의 부재를 적었다. 이는 당시 조선의 현실을 비유한 것이다.
3. 고종사촌 심용수1)에게 주다.-지금 일본 북해도 함관구 동천정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의 동천정에 뜬 달이 강릉도 비추는데
그리우나 까마득히 멀어서 오를 수 없구나
후지산은 높아서 구름은 만 겹이나 쌓였고 – 후지산은 일본의 산 이름이다-
태평양은 드넓어 갈 길은 천 겹이나 된다네 – 태평양은 동양의 바다 이름이다 -
귀국하고 싶은 맘은 늦봄 풀처럼 무성하니
이별의 한 오경까지 켠 등불 지루하구나
수많은 정회를 누구와 더불어 이야기할까나
촉의 나그네 극앙과 잠삼 나의 벗이 아니건만2)
1) 심용수(沈龍洙, 1889~1958) : 강릉사람으로 본관은 삼척심시로 호는 운서(雲瑞) 또는 해운(海隱)이다. 아버지는 심홍택(沈鴻鐸)이고, 어머니는 경주 김씨(慶州金氏) 김한룡(金漢龍)의 따님이다. (『삼첨심씨 전자족보』 참조)
2) 촉의 ~ 아니건만 : 이 구절은 두보(杜甫)의 시 〈적갑(赤甲)〉에 “형주의 정심(鄭審)과 설거(薛據)는 글을 보내며 가까운데 촉의 나그네인 극앙(郄昻)과 잠삼(岑參)은 나의 이웃이 아니로다.[荊州鄭薛寄書近 蜀客郄岑非我隣]”라는 구절이 있으니 이를 인용하여 말한 것이다.
4. 고향에 돌아가는 친구를 전송하며
그대 옷깃 붙잡고서 유람하던 시절 추억하니
아픈 맘으로 오늘 배에 오른 그대 전송한다네
가는 길 떨어지는 낙엽을 시름겹게 보다가
나루터 옆에 있는 청산을 하염없이 바라보네
이별의 한은 신산한데 구름은 뭉게뭉게 일고
다시 만날 기약은 아득한데 물은 유유히 가네
호계의 세 사람 일찍이 이와같이 웃었던가1)
어느 때 기쁜 얼굴로 누각에 함께 오를 것인가
1) 호계의 ~ 웃었던가 : 호계(虎溪)는 중국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 앞의 개울 이름이다. 진(晉)나라 때 혜원법사(慧遠法師)가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 주석하면서 절 앞의 시내를 건너 속세에 발을 디디지 않겠다 하였는데, 여기를 지나기만 하면 문득 호랑이가 울어서 이로 이름한 것이다. 하루는 혜원이 도연명(陶淵明), 육수정(陸修靜)과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계를 넘자 호랑이가 울어 세 사람이 크게 웃고 헤어졌다는 호계삼소(虎溪三笑)의 고사가 『동림십팔고현전(東林十八高賢傳)』에 보인다. 헤어지는 친구와의 아쉬움을 호계삼소를 가져와서 표현한 것이다.
5.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여
빠르게 계획하고 시작해 날로 새로워져1)
구완2)에 뜻을 두니 고생 신경 쓰지 않네
알 떨어질까 근심하여 꼼꼼하게 얽어매고3)
세상 먼지 피하려고 높은 곳에 둥지 만드네
지난날에 먼저 이곳 차지한 자 그 누구인가
지금 아래에서 감히 업신여길 사람 없으리라
부지런히 일 년 일해 후손에게 계책 베풀니
새끼들은 즐겁게 늦도록 봄날을 노래하누나
1) 빠르게 ~ 새로워져 : 원문의 ‘경지유극(經之有亟)’은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 상」편에 보이는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문왕께서 처음 영대를 지으려 하실 때 그것을 계획하고 측량하시니 백성들이 공사했다. 기일 안 되어 지었도다. 처음 계획할 때 급히 하지 말라 했으나 백성들이 아버지 일에 아들이 달려오는 것처럼 하였도다[詩云 經始靈臺 經之營之 庶民功之 不日成之 經始勿亟 庶民子來]”라는 구절에서 가져왔으며, ‘유신(維新)’은 『시경』 「대아(大雅) 문왕(文王)」에 나오는 “주나라가 비록 오래되었으나 그 천명은 오직 새롭다[周雖舊邦 其命維新]”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것이다.
2) 구완(苟完) : 그런대로 갖추었다는 말이다. “공자가 일찍이 위(衛)나라 공자 형(公子荊)을 두고 이르기를, ‘그는 가정생활을 잘하는도다. 살림살이를 처음 가졌을 때는 ‘그런대로 모여졌다.’ 하였고, 조금 더 가졌을 때는 ‘그런대로 갖추어졌다.’ 하였고, 많이 가졌을 때는 ‘그런대로 아름답다.’고 하였다.[善居室 始有曰苟合矣 小有曰苟完矣 富有曰苟美矣]”라는 구절이 『논어(論語)』 「자로(子路)」 편에 보인다.
3) 꼼꼼하게 얽어매고 : 원문의 ‘주무(綢繆)’는 빈틈없이 꼼꼼하게 준비한다는 뜻으로, 『시경』 「빈풍(豳風) 치효(鴟鴞)」에 “비 오기 전 날씨가 좋을 때에 저 뽕나무 뿌리를 거두어다가 창문을 칭칭 감는다면, 지금 이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혹시라도 감히 나를 업신여기겠는가.[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此下民 或敢侮予]”라는 구절에서 가져왔다.
6. 새벽닭
새벽닭이 비로소 울자 햇살이 일렁거리고
새벽빛이 밝아 오고 산들바람 불어오네
능히 효자 기르니 안팎으로 두루 미치고
선을 위해 노력하니 절로 중앙 차지하네
인회에 태어난 이 응당 많은 계ᅙᅬᆨ 세우고
자회에 열린 하늘 기미 또한 빈 것 없네1)
뭇 새의 지저귐은 이로부터 시작되니
온갖 날짐승 중에서 너야말로 으뜸이구나
1) 인회(寅會)에 ~ 빈 것 없네 : 인회는 사람을 포함해 만물이 태어난 시간을 말하고 자회는 하늘이 개벽한 시간을 말한다. 소옹(邵雍)의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 유래한 말이다. 의하면 “하늘은 자회에 열리고, 땅은 축회에 이루어지며, 사람은 인회에 태어난다.[天開於子 地闢於丑 人生於寅]”라고 하였다. 소옹은 12신(辰)을 1일(日), 30일을 1월(月), 12월을 1년(年), 30년을 1세(世), 12세를 1운(運), 30운을 1회(會), 12회를 1원(元)으로 하니, 1원은 곧 12만 9600년이라 하였다. 그리고 인회(寅會)의 16운(運) 즉 처음부터 합산해서 76운(運)이 되었을 때 사람을 포함한 만물이 일어나[開物] 유회(酉會)까지 지속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는 닭이 새벽을 알리며 울자 비로소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 움직이는 것을 천지개벽과 인간 만물의 태어남으로 표현한 것이다.
7. 평안도 영변에 있는 정태규에게 부치다
그대와 함께 이별한 뒤 마음 몹시 처연했는데
손가락을 튕기는 사이1) 벌써 5년이 지나갔네
1) 손가락을 튕기는 사이 : 원문의 ‘탄지지간(彈指之間)’은 불가(佛家)의 용어로서, 눈을 20번 깜짝이는 극히 짧은 시간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