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장 전 구산(舊山)의 좌‧향(坐向)을 기록한 것으로 “구산은 갑방을 등지고 경방을 바라보는 자리로 합폄이다.[舊山甲坐庚向 合窆]”라고 하였고, 그 아래에 곤선명(坤仙命)과 좌향을 부기하여 “여성 망자는 계축생으로 갑방을 등진 자리에 합폄되었다.[坤仙命癸丑 合窆于甲坐]”라고 현주(懸註)하였다. 다음은 망자에 관한 기록으로, ‘선명(仙命)’은 망자[仙]의 생년을 의미하고 ‘건(乾)’은 남성, ‘곤(坤)’은 여성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망자는 “남성 망자 임자생[乾仙命 壬子], 여성 망자 계축생[坤仙命 癸丑]”을 기록하고 있고, 앞서 ‘합폄(合窆, 合葬)’이라는 말을 통해 이들은 부부관계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주상자(主喪者)는 기록하지 않고 뒤에 자손록(子孫錄)을 부기하고 있는데, 순서대로 망자의 현손은 병술생으로 62세, 현손부는 신사생으로 67세, 5대손부는 갑인생으로 34세, 6대손은 무인생으로 10세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이 면례의 주상자는 망자의 현손 아무개이고, 이들 삼대가 선조 가운데 현조고(玄祖考, 高祖考)의 묘소를 이장하려는 상황임을 유추할 수 있다. 다음, 장사(葬事) 연운(年運)을 따질 때 보는 홍운(洪運, 洪)과 정운(正運, 正)을 기록하였는데, 홍운은 홍범오행(洪範五行)으로, 정운은 월건법(月建法)으로 산운(山運)을 점쳐 얻어낸 결과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는 홍운은 ‘갑진’으로 뒤에 “운은 ‘재고궁’에 닿았고 ‘계수’가 나뉘었다.[運財庫宮 癸水分]”, “두수오행(斗首五行)은 ‘수’국이다.[斗首水局]”라고 현주하였다. 정운은 ‘정미’이다. 다음으로는 면례의 절차를 순서대로 기록하고 있다. 후토사(后土祀, 광을 파기 전 토지신에게 지내는 제사) 일시로 “정해년 10월 8일 계묘 미시(未時), 갑방과 경방에서 먼저 한다.[先甲‧庚方]”라고 하였고, 정상(停喪, 상여 안치) 방향은 “취헌납(取獻納)하여 을방(乙方)과 경방(庚方)”, 개금(開金)은 “‘6’과 ‘신(申)’이 들어가는 날을 기휘”하여 금정을 놓고 광을 파라고 하였다. 다음으로 면례일은 “후토사와 같은 월(10월) 19일 을묘”, 하현택(下玄宅, 下棺) 일시는 “묘시(卯時)”이다. 호충(呼冲)은 여기에는 “기유생, 기묘생, 을유생 등”이 호충살에 해당하고, 불복(不伏) 방향은 “신방(申方), 유방(酉方), 술방(戌方)”이다. 여기에서 ‘호충’은 ‘적호(的呼)살’과 ‘정충(正冲)살’을 합한 말로, 적호는 이른바 망자가 불러서 저승으로 데리고 가고 싶어 하는 살, 정충은 일진(日辰)과 생년(生年)의 천간(天干)은 같지만 지지(地支)가 서로 충(冲)에 해당하는 흉살을 가리키는데, 생년이 이 호충살에 해당되는 사람은 계빈이나 하관 등의 의식에 자리를 피한다. ‘불복’은 제주(祭主)가 엎드리지 말아야 할 방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모두 금기를 나타낸다. 다음으로 과(課)는 ‘사과(四課)’로서 망자의 사주(四柱)에 대한 장사 일시의 사주 격인 ‘조명(造命)’을 의미하는데, 연월일시의 간지와 함께 오행 등을 병기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정해년 토 공조[丁亥土工曹], 신해월 금 공조[辛亥金工曹], 을묘일 수 승광[癸卯水勝光], 기묘시 토 승광[乙卯土勝光]”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오행은 납음오행(納音五行)으로 치환하면 정해년은 ‘옥상토(屋上土)’, 신해월은 ‘채천금(釵釧金)’, 을묘일은 ‘대계수(大溪水)’, 기묘시는 ‘성두토(城頭土)’에 해당한다. 또한 각각의 공조(工曹), 승광(勝光)의 경우 <주마육임도(走馬六壬圖)>에 따르면 방위의 길신인 십이월장(十二月將) 중 ‘주마육임’에 해당하는 여섯 신장에 속한 두 신위(神位)를 가리키는데, 사과에 각각 해당하는 길신을 환산하여 부기한 것으로 보인다. “工曹”는 “功曹”의 오기이다. 장택기에는 별도로 망자의 사망연월일이 기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명사과의 연간지를 통해 망자의 사망 또는 이장연도 및 해당 장택기의 발급연도를 유추할 수 있다. 문중 고문서에서 종종 발견되는 장택기는 조선후기 『주자가례(朱子家禮)』의 보급과 더불어 민중에서 성행한 유교식 상장례 절차에 음양오행과 풍수지리가 적용된 형태의 풍습이 나타난 유형적 증거로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일괄문서가 아닌 낱장의 문서 자체만으로는 망자나 주상자의 인명을 파악하기 힘들고, 이에 따라 발급 시기를 비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소장 문중과 소속 인물의 관계망 또는 내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족보자료 및 기타 문집‧제문‧간찰 등을 함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 문서는 번 문서와 비교 해 볼 필요가 있다. 전반적인 문서 작성 형식이나 내용상 ‘면례시 장택기’라는 점이 같고 특히 자손록 4인의 구성원 모두 생년과 나이가 같으면서 ‘증손->현손’, ‘증손부->현손부’ 등으로 바뀌어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두 문서는 동일한 주상자 구성원들이 자신의 증조와 현조의 묘소를 이장할 때 각각 작성‧발급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사과 기록을 비교하면 연간지와 월간지는 각각 ‘정해년’과 ‘신해월’로 동일하지만 일간지와 시간지만 ‘계묘일->을묘일’, ‘을묘시->기묘시’로 바뀌어있다. 따라서 두 분묘의 면례 사이에는 약 12일 정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