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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해제
이 간찰은 신경한(申景翰, 1719~1770)이 형에게 보내온 편지로, 정확한 작성 연대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내용상 신경한이 결혼한 직후의 시점으로 보인다. 편지에서 발신자는 자신이 좋은 아내를 맞이하게 되었으나 마음이 편치 않고, 마치 알을 품은 새처럼 불안한 심정이라 토로한다. 이는 신혼의 기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어려움이나 책임감, 혹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날에는 빗속을 무릅쓰고 왕복 한 길의 거리를 다녀왔는데, 반복되는 고된 움직임으로 심신이 지쳐 이제는 스스로 몸을 추스르기조차 어렵다고 하였다. 특히 두통과 어지럼증 증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아직 큰 병은 아니지만 제대로 쉬지 못한다면 회복이 어렵고 결국 귀가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걱정을 덧붙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중지(中止)’, ‘상심[悵觖]’, ‘실의[如有所失]’ 등으로 표현하며 안타까움을 표현하였다. 이어서 조카가 피로하지 않다면 내일 식사 후 데려다 함께 묵게 하여, 다음날 새벽길에 동행시켜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교자[轎]와 말도 그날 밤 이쪽에서 머무르게 해주면, 이틀 뒤 출발 시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 요청하였다. 덧붙여 ‘공구(攻駒, 말을 마련하는 일)’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하였기에,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 없어 형의 명확한 지시를 바란다고 밝히며, 편지를 마무리하였다.
이 편지는 결혼 직후의 심경, 질병과 피로, 이동과 관련된 형에게의 요청 등을 담고 있으며, 신경한의 유약한 체질과 섬세한 성정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다. 특히 형제간의 긴밀한 협조와 돌봄, 그리고 가족 구성원 간의 정서적 유대가 잘 드러나 있어, 조선 후기 유교 가문의 일상적 삶과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할 수 있겠다.
원문
宵回
兄履更如何 弟 自得佳婦
中心不釋 殆同抱卵之鳥 必欲
更面而去 昨日冒雨 往還一舍
之地 屢屢勞攘之餘 憊難自力
且頭疼氣眩之症 往來不已 雖不
大段作痛 而若不從容調息 則恐
難還歸 未免中止 悵觖之極
如有所失 殊歎殊歎 姪兒能不困憊 則/
明日食後送來 使之同宿 曉發之地 爲望
轎馬亦使明夕來宿此處 則再明之行 可免/
狼狽 未知如何 攻駒事
未承夬諾 故
不敢決意牽送 亦望
明示之 不宣 卽弟景翰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