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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찰은 모년 모월 모일에 권철식(權徹植)이 이헌(怡軒) 권오석(權五錫)에게 보낸 칠언율시가 담긴 편지다. 피봉에는 “오죽헌 이헌(怡軒)”이라 하여 수신자의 거처를 명기하고, 발신자는 회촌(檜邨) 호산(湖山) 종(從)으로 자신의 호(號)와 예문적 서두를 갖추었다. 서지적으로는 조선 후기 문인 간의 교유시이자, 장기간 소식이 끊긴 벗에게 보낸 회유형의 성격을 띤다. 병서(幷書)나 별도의 해문이 없이 한 편의 시로 심정을 표현한 것은, 조선 후기 문사 교유의 한 양상이다. 발신자와 수신자는 오랜 세월 연락이 끊긴 옛 벗으로 보이며, 시구를 통해 세월의 무상함과 재회의 염원을 동시에 드러내었다. 발신자는 먼저 면대하지 못한 지 여러 해가 되어, 서로의 소식이 완전히 끊겼다고 한탄한다. 이어서, 그는 동방 산하의 반쪽은 마른 땅이 아니요, 백일 아래에도 늘 비 내린 하늘 같다는 구절로, 세월의 변화를 비유하며 인생의 무상함을 읊는다. 경련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추위 속에 더욱 굳세게 서 있으니, 지난 풍상은 예전보다 심하다고 표현해, 역경 속 절개와 인내의 의미를 담는다. 미련에서는 강가 마을에서 그대를 다시 보는 것이 진실한 나의 소원이며, 새 가을 거울처럼 맑은 물 위에 배를 띄워 함께 만나고 싶다고 재회의 간절함을 전한다. 끝으로 이 시는 단지 나의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바란 것이니, 웃어넘겨도 좋다고 하며 담담히 글을 맺는다.
제목 없음
烏竹軒 怡軒 經幌下 開納
檜邨 湖山 從 謹候書
面阻書休數十年 中間消息兩茫然
靑邱半壁非乾土 白日何時不雨天
松栢高標寒以後 風霜㤼界過無前
江鄕一見誠吾願 欲上新秋鏡浦船
聊備諒恕之資 可付之一哂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