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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해제
이 간찰은 양양(襄陽)에 머물고 있는 이정산(李定山)이 오죽헌(烏竹軒)의 효려(孝廬)에 보내온 조문과 추도의 정을 담은 편지이다. 최근 조상을 모시는 상례 중임에도 형제들이 모두 건강히 지내고 있다는 소식에 깊은 안도감을 표하면서, 본인의 아우 계순(啓淳)이 오랫동안 불우한 처지에 놓여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친구들조차 만나기 어려운 시대 상황을 탄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편지의 중심 내용은, 과거 며칠간 정답게 머무르며 대화를 나누었던 상대방 형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대한 슬픔이다. 생전에 다시 만나 쌓인 그리움을 풀 기회조차 없었던 것에 대한 뉘우침과,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슬픔에 잠긴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하였다. 이 간찰은 상실의 고통을 전하면서도, 과거의 따뜻한 기억과 회한, 그리고 인간적 애정이 정제된 문체 속에 절묘하게 녹아 있다. 조선 사대부의 우애와 애도의 감정이 조용한 슬픔과 함께 격조 있게 드러난 문서로, 당대 유학자 사회의 정서적 유대와 의리 있는 교류를 보여주는 예문이라 할 수 있겠다.
원문
烏竹軒 孝廬 入納
襄陽留 李定山 謹疏上 謹封
省式 伏承
惠疏 欣喜萬萬 伏惟近來
侍靈哀棣候 連護萬支 伏溯區區
無任下忱之至 弟 啓淳 家運不幸 累
載在於有罪之處 雖有情之友 當今
不相見 可歎不已也 向者
令貴族兄 春翁甫 來留數日 娓娓
情話 修爾分手矣 那料今日 遽作
九原之友耶 只自含淚而已 何以
則未死之前 一者逢唔 以敍積阻
之懷耶 瞻望南雲 不勝長吁
餘不備疏禮
下察
戊辰正月二十五日 弟 李啓淳 謹拜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