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디렉토리 분류 > 분류정보
미상년 미상인 간찰(簡札)
기본정보
해제
미상년 6월 13일에 종형(從兄)인 발급자 미상인이 안부를 주고받고 근황 등을 알리고자 발급한 간찰이다. 발급자는 자신의 성명을 기재하지 않고 다만 ‘逋欠’이라고 쓰고 있어 정확한 인명을 확인할 수 없고, 이를 통해 수신자와는 평교간에서 연배가 조금 더 높은 정도의 관계로 추정된다. 수신자 역시 유추할 만한 단서가 없어 미상이다. 다만 관계호칭으로 ‘從兄’, ‘從’ 등을 사용하여 종형제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여러 날 함께 머무르며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돌아온 뒤에 남은 아쉬움이 많았다고 하면서, 그간에 고요히 생활하는 상대와 집안 모든 상황은 고루 편안한지, 신행(新行) 또한 편안히 지냈는지 등을 물었다. 종형인 자신은 중간에 비를 만나 물을 건너면서 위험한 일을 겪었던 일을 언급하였고, 여러 집안 식구들은 모두 편안하다고 하였다. 세를 낸 말은 겨우 끌어 왔지만 만일 별다른 주선할 계책이 아니라면 더욱 낭패가 심할 것이라고 하였다. 탄지 100여 리 밖에 불과한데 게다가 이러한 말은 선택하지도 않을 정도이니 어찌 비용을 지급하겠냐고 하면서, 비용만 거듭 내고 공연히 허투로 몰았으니 분탄하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반촌(泮村) 사람 아무개가 2민(緡)의 돈을 잃어버린 것에 관한 언급, 부채[箑] 두 자루를 보낸다는 언급 등을 하고 있다. 추록에는, 병든 말에 관한 소식은 간혹 탐문해 본다면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였다.
본문의 내용에서 ‘신행’을 언급 한 것으로 보면 발급자는 상대의 집안에 혼사가 있어서 참석했다가 돌아온 상황으로 보인다. 따라서 ‘물길을 건너다 위험했다’는 것과 ‘세 낸 말’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이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자가용과 같은 말을 비용을 들여 세를 내어 타던 모습이나, 말은 자가용과 다르게 살아있는 동물이어서 재둔(才鈍)에 차이가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재미난 일화를 보여주는 간찰이다.
원문
屢日留連 非不穩矣 歸後耿結 尙多餘悵 無乃人情之固然耶 卽惟日間 靜履諸節均安 新行亦安過否 遠溸不尠 從 中間逢雨 溪澗大漲 乘危涉險 十生九死 第五日艱辛來泊 百骸俱痛 惟以小大諸率俱安 爲幸耳 所謂貰鬣 菫菫牽來 若非別般周旋之策 則尤極狼貝 而所騎不過百餘里 且不付卜如此之馬 何以給貰 費其重貰 空然虛驅 極庸憤歎 自東而還 隣里無血族 生色之道 甚無味 所謂泮人 中路又失二緍銅 其餘存者幾希 令人可笑之 節箑二柄適得 故送之 祖孫分把也 餘困頓 不能盡旣 六月 十三日 從兄 逋欠 病馬消息 間或探問 可知處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