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진년(1820) 2월 13일에 외종(外從) 서원순(徐元淳)이 안부를 주고받고 근황 등을 알리고자 발급한 간찰이다. 발급자는 상대에 대해 자신을 ‘外從’으로 표기하여 수신자와 내외종간임을 나타내었다. 또한 피봉은 별도의 단봉으로, 전면에 기록된 ‘華城 外從 候狀’를 통해 발급자는 당시 화성(華城)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江陵 北坪 沈都事宅 入納’이라는 기록을 통해 수신자는 월포(月圃) 심능규(沈能圭, 1790~1862)의 집안에 보내는 것으로 파악되나 ‘도사(都事)’직을 지낸 인물은 미상이다. 처음, 상대의 안부를 물은 뒤 자신은 이전의 모습대로 지내고 있다는 근황을 간략히 전했다. 종매(從妹)의 혼처로 유일하게 맞는 곳은 해평윤씨(海平尹氏) 집안이라고 하면서, 신랑감은 시임 승지인 윤우열(尹羽烈)의 재종손이자 시임 교리 윤치겸(尹致謙)의 종질이라고 하였다. 그의 됨됨이나 문한(文翰)도 비범한데 집안 살림이나 범절도 흠잡을 데가 없으니 이곳으로 과행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였고, 이 혼처가 화성부(華城府) 내에 있어서 이 달 내로 회신을 기다려 과행하는 것으로 언급하였으므로 신랑감의 사주를 개인적으로 써서 보내니, 받아 보신 뒤에 숙질 가운데 한 사람을 당일에 보내 길일을 택하여 봄 안으로 완정하자고 하였다. 그리고 신랑감의 외숙은 시임 정언 박종휴(朴宗休)이므로 상대가 직접 와서 보는 것도 매우 좋을 듯하다는 등의 언급을 하고 있다. 이 간찰의 주요 내용은 수신자가 자신의 누이를 시집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혼처로 의망된 곳이 해평윤씨 집안이고, 발급자는 이들 사이에서 중매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혼처를 고를 때 신랑감의 됨됨이나 문한뿐만 아니라 집안의 빈부, 가세 등도 고려의 대상이었다는 점, 사주를 보내고 길일을 택하는 등 혼례의 절차, 유력자를 통해 관계망을 형성하고자 했던 관행 등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본문의 내용상 동 문중 소장 간찰 가운데 번 별지를 동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급처인 ‘심도사댁’의 경우, 창녕조씨 문중 소장 여타 간찰 가운데 심능규 집안에 보낸 간찰로서 ‘북평(北坪)’과 ‘운정(雲亭)’을 연서하고 ‘형제[棣]’라는 표현을 쓴 건, 발급자가 다른 ‘북평 심도사댁’만 별도로 보낸 건 등을 종합하여 유추 해 보면, ‘운정’은 일반적으로 심능규를 가리키고 ‘북평’은 심능규의 생가 형인 심용규(沈容圭)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