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년(1859년 추정) 즉일에 기하(記下) 송희정(宋熙正, 1824~?)이 안부를 주고받고 근황 등을 알리고자 발급한 간찰이다. 발급연월일은 기재하지 않고 ‘卽’이라고만 하여 상대에게 편지를 받은 당일을 표현하였고, 상대에 대해 자신을 ‘記下’라고 표현하여 평교간이긴 하나 어느 정도 안면이 있던 사이로 추정된다. 피봉은 별도의 단봉으로 전면에 ‘沈上舍 榮座下’라고 기록하여 수신자는 월포(月圃) 심능규(沈能圭, 1790~1862)로 추정 가능하다. 처음, 상대의 사마시 입격과 나라의 경사에 우로(優老)의 은전을 입게 된 일을 축하하면서, 안부 및 응방(應榜)하는 제반 도구들은 잘 준비되는지 등을 물었다. 자신은 부친이 부임한 뒤로 문안이 격조하여 근행을 가려고 하지만 아이들이 병 든 우환이 있어 고민된다고 했다. 어제 주동(注洞)에 들어가 대략 호신례(呼新禮) 하는 곳이 있음을 듣고는 상대가 머물고 있는 객관을 널리 탐문했지만 찾지 못하여 결국 가지 못했고, 이제야 소식을 듣고는 가서 축하드리려고 했는데, 며칠 뒤 지방으로 가는 일 때문에 남촌(南村)으로 다시 들어갈 겨를이 전혀 없어 만나 회포를 풀지 못해 서운하다고 했다. 배면의 기록은 ‘영문록(榮問錄)’은 이 간찰의 수신자가 자신의 사마시 입격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방문객들의 명단을 이 간찰의 배면을 활용하여 후에 별도로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도는 기미년,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의 기록으로, 인물은 이장오(李章五), 류후조(柳厚祚) 등 당대 현관(顯官) 또는 명사(名士)들로서 이를 통해 심능규의 교유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본문에서 발급자가 수신자의 사마시 입격에 대해 축하하는 내용이나, 영문록의 내용, 당시 절기를 “봄의 매서운 추위[春峭]”라고 한 것 등으로 유추하면 이 간찰이 발급된 해는 기미년 봄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심능규는 기미년인 1859년(철종10)에 증광시 진사 3등으로 입격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이 간찰의 발급연도 역시 1859년으로 추정 가능하다. 또한 심능규가 진사에 입격했을 당시 나이는 70세였는데, 『승정원일기』를 참조하면 이 해 1월 27일에 원자궁(元子宮)의 백일 경사에 하례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본문의 ‘방경(邦慶)’은 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고, 이 때 심능규에게도 ‘우로의 은전’이 내려졌었음을 알 수 있다. 발급자 송희정은 자는 치경(稚經), 본관은 은진(恩津)이다. 1848년(헌종14) 증광시 진사 3등에 입격, 1858년(철종9) 정시별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뒤 지평‧수찬‧승지‧대사성‧이조참의‧의주부윤‧이조참판 등을 역임하였고, 특히 1865년 9월 경복궁 현판 서사관에 임명되어 만춘전(萬春殿) 현판의 글씨를 썼다. 그의 부친인 송단화(宋端和, 1792~?)는 1852년부터 1854년까지 강릉부사를 역임하였고, 특히 1858년 12월에 진주목사에 부임하였는데, 본문에서 언급한 ‘부친의 부임’은 바로 진주목사 부임 이후의 상황에 대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