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년에 미상인이 보낸 간찰이다. 주된 내용은 도망간 여종을 잡을 수 있도록 부탁하는 것이다. 작성자의 삼종가(三從家)에서 부리던 여종 춘섬(春暹)이 이번달 그의 남편인 영손(榮孫)이라는 놈과 도망갔는데 듣기로 고성(高城) 땅에 있다고 한다. 고성은 춘섬의 남편 영손의 본거지이므로 친족들과 함께 잡으러 갔으나 행적을 탐문해도 어디로 갔는지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또 이런 와중 병세가 깊어질 우려가 있어 순리대로 일을 처리할 수 없다면서 고성 수령에게 정소(呈訴)하려고 하니, 고성 수령에게 한 통의 편지를 써주시고 여종을 찾을 때 일에 따라 도와주셔서 도망간 여종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라고 있다. 이 간찰에는 작성일·작성자·수신자의 정보가 없을 뿐만 아니라 흔히 하는 첫인사도 생략되어 있다. 그만큼 급박한 상황에서 작성한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