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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국역
謹次沈山人見寄韻奉呈
吾友詞鋒敵萬兵
世間名利不關情
藜床正合披襟坐
花逕應須倒屣迎
跡忝華階非志願
身歸蓽戶是蓬瀛
梁園授簡今如許
自愧匪才七步成
游兆大緯 季月下弦 綉下山樵 權馦稿
삼가 심산인1)이 보내온 시에 차운하여 올리다
우리 벗의 문장력은 일만 군사 대적할 수 있어
세속 명예 이익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아
여상2)에선 바로 옷깃 풀어 제치고 앉아야 하며
꽃길에선 응당 신 거꾸로 신고3) 맞을 것이라
화려한 자리 오르는 것 원하지 바 아니기에
오두막에 돌아오니 바로 봉영4) 선계로구나
양원에서 준 간찰에5) 내 처지는 어떠한가
부끄럽네, 재주 없어 칠보시6)를 짓지 못하니
병□7)년 12월 하현에 수하산초 권혐8)이 짓다
1) 심산인(沈山人) : 이 자료의 소장처는 강릉 창녕조씨 명숙공 종가이다. 강릉 창년조씨 명숙종가 고문서 중에는 삼척심씨 가문, 특히 심능규(沈能圭 1790~1862) 관련 문서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본다면, 심산인은 심능규로 추측할 수 있으나 자세하진 않다. 심능규의 자는 사룡(士龍)이고 호는 월포(月圃) 이외에도 신천당(信天堂)·천청당(天聽堂)을 사용하였으며 본관은 삼척(三陟)으로 강릉에 살면서 『인경(仁經)』를 편찬하였다. 심능규는 1859년 증광시(增廣試) 진사시(進士試)에 70세의 늦은 나이로 급제하였다. 문집으로 『월포기(月圃記)』가 있다.
2) 여상(藜床) : 명아주의 줄기로 엮어 만든 침상으로, 보통 간소한 침상, 검소한 자신의 거처를 의미한다.
3) 신 거꾸로 신고 : 원문의 ‘도사(倒屣)’는 달려가 맞이하는 데 급급하여 신발을 거꾸로 신는다는 뜻으로, 매우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것을 형용하는 말이다. 『삼국지 위지(三國志魏志)』 「왕찬전(王粲傳)」에 “채옹(蔡邕)은 재학이 뛰어나고 조정에서 귀중하여 늘 수레가 길을 메우고 빈객이 자리에 가득하였는데, 왕찬(王粲)이 문에 있다는 말을 듣고 신발을 거꾸로 신고 달려가 맞이하였다. 왕찬이 도착하자 나이가 어린 데다 용모도 작달막하여 온 좌중이 모두 놀라니, 채옹이 ‘이 사람은 왕공의 자손으로 빼어난 재주가 있으니, 나는 그만 못하다.’ 하였다[蔡邕才學顯著 貴重朝廷常車騎塡巷 賓客盈坐聞粲在門 倒屣迎之 粲至 年既幼弱 容狀短小 一坐盡驚 邕曰 此王公孫也 有異才 吾不如也]”라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온 말이다.
4) 봉영(蓬瀛) : 봉래(蓬萊)와 영주(瀛洲)의 병칭으로, 방장(方丈)과 함께 바다 가운데 있다고 전하는 삼신산(三神山)을 가리키며, 신선이 산다고 한다. 심능규가 강릉에 살고 있기에 강릉을 신선이 사는 선계로 표현한 것이다.
5) 양원(梁園)에서 준 간찰은 : 시를 지은 종이를 말한다. 『문선(文選)』(권 7)「설부(雪賦)」에 서한(西漢)의 양 효왕(梁孝王) 유무(劉武)가 양원이란 호사스러운 자신의 원림(園林)에서 세밑에 사마상여(司馬相如), 매승(枚乘), 추양(鄒陽) 등과 함께 주연을 베풀고 놀다가 눈이 오자 흥에 겨워 먼저 시를 짓고는 시를 적은 간찰(簡札)을 주면서 사마상여에게 시를 짓게 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여기서는 심상인이 먼저 보내 준 시를 말한다.
6) 칠보시(七步詩) : 위 문제(魏文帝) 조비(曹丕)가 그 동생 조식(曹植)에게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국형으로 처벌하겠다고 하자, 조식이 곧바로 〈칠보시〉를 완성했다는 고사가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보인다. 여기서는 심산인이 보내준 시에 빠르게 차운해서 보내지 못함을 비유한 것이다.
7) 병□년 : 원문의 ‘유조(游兆)’는 고갑자로 천간 ‘병(丙)’을 지칭한다. 보통 천간 병을 지칭하는 고갑자는 ‘유조(柔兆)’를 사용하나 『사기(史記)』에서 ‘游兆’를 사용하였다. 원문의 ‘대위(大緯)’ 또한 고갑자인 듯하나 자세하지 않다.
8) 권혐(權馦) : 호는 수하산초(綉下山樵)이다. 권혐에 대한 기록은 『국조방목(國朝榜目)』 권9(규장각한국학연구원[奎貴11655])에 보이는데, 그의 생년은 1787년으로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치원(穉遠), 거주지는 원주(原州)이다. 1827년 정시 병과 8위에 입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위의 작품을 지은 인물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