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년 겨울에 석명선(石明瑄, 1870년∼?)이 강릉 오죽헌(烏竹軒)에 사는 주사(主事) 권(權) 모에게 보낸 편지이다. 편지 발신년은 내용 중 ‘학무위원(學務委員)’이라는 단어를 미루어 석명선이 공립강릉보통학교에 교장으로 있던 1910년 경으로 추정된다. 발신자 석명선(石明瑄)은 일제 강점기의 친일 관료로 창씨한 이름은 석천명선(石川明瑄)이다. 1909년(융희 3)에 강원도 강릉군수(江陵郡守)를, 1910년(융희 4)에는 공립강릉보통학교(公立江陵普通學校) 교장을 겸임하였으며, 이후 조선총독부의 강원도 강릉군수로 유임되었다. 1915년부터 1926년까지 강원도 인제(麟蹄)‧영월(寧越)‧평창(平昌)‧횡성(橫城) 군수를 역임하였고, 강원도지방 토지조사위원회(江原道地方土地調査委員會) 임시위원을 겸임하였다. 1930년 국민협회 평의원‧1932년 국민협회 총무‧1940년 동민회 이사로 재직하는 등 적극적인 친일활동을 하였다. 추운 날씨에 관직 생활을 하고 있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고, 고달픈 자신의 안부를 간략하게 전하였다. 본론으로, 지금 학무위원을 다시 뽑고 있는 중인데 수신자의 사촌 막내아우의 자격이 첫 번째 선거에 합당할 것 같아서 묻는 것이니 학무위원을 맡을 생각이 있으면 그의 이력서를 바로 보내줄 것을 권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