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진년(1856) 6월 26일에 서경순(徐慶淳, 1804~?)이 미상의 수신자에게 보낸 답장이다. 서대순徐戴淳·서승순徐承淳과 교유한 것으로 보아 이 편지의 수신자도 월포月圃 심능규沈能圭로 보인다. 발신자 서경순(徐慶淳, 1804~?)의 자는 공선公善, 호는 해관海觀·몽경당夢經堂, 본관은 달성達城이다. 1837년 생원시에 합격하여 고산현감高山縣監을 지냈다. 성격이 매우 호방하였으며, 벗과 교유하기를 좋아하고, 특히 시와 글씨에 능했다. 1855년(철종 6) 진위진향사陳慰進香使의 종사관으로 연경에 갔다 와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저서에 『몽경당일사夢經堂日史』가 있다. 편지를 받고 더운 날씨에 편안하다는 것을 알아 위안이 된다고 첫인사를 하였다. 아드님을 만나 기뻤으나 곧장 헤어져 서운하였으며 더위에 길을 떠나 염려가 되며, 직함을 살펴보니 비록 벼슬자리가 많다고 하나 헛된 꿈이 됨을 면하지 못하니 매우 한탄스럽다고 하였다. 자신은 더위 병으로 자리에 누어 앓고 있어 가련함을 형용할 수 없다고 근황을 전했다. 복직은 매우 감사하며 와서瓦署의 한가한 자리여서 다행이라고 하였다. 건어 한 마리를 보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며, 족종의 편안한 소식과 신쉬信倅의 근황을 추신으로 덧붙였다. ‘와서’는 기와와 벽돌을 만들어 바치던 관아이며, ‘발섭跋涉’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넌다는 뜻이다. ‘견복甄復’은 퇴임자 중에서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여 다시 관직에 복귀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