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10월 9일에 상전 이 씨가 종 금천(金天)에게 밭의 매도행위를 위임하기 위하여 작성해 준 배지[牌旨]이다. 금천의 상전 이 씨는 긴요하게 쓸 곳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매입했던 밭을 금천에게 위임하여 매도하고자 하였다. 매도하려는 밭의 위치는 성산면(城山面) 위촌(渭村)에 있는 이자(李字) 자호의 11분번이고, 논의 면적은 수확량을 기준으로 1짐 1뭇이다. 상전 이 씨는 위 밭을 매도하기 위해 배지를 작성하여 금천에게 내주므로 위 밭을 잘 매도하고, 매도한 밭값은 상전인 자신에게 바치라는 지시 내용을 명기한 다음 문서말미에 착명으로 서명하였다. 수급자 아래에 기재되어 있는 ‘개견(開見)’은 주로 간찰에서 ‘개탁(開坼)’과 동일한 개념으로 ‘수신자 본인이 직접 열어서 보라’는 뜻이다. 먹[結]·짐[卜=負]·뭇[束]·줌[把]은 조선시대 양전법에서 수확량을 기준으로 한 토지면적 단위로, 『경국대전』에 실면적(1제곱미터) 1자[實積一尺]를 1줌, 10줌을 1뭇, 10뭇을 1짐, 100짐을 1먹으로 면적 단위를 정하였다. 이 단위에 따라 본 배지를 살펴보면 ‘一卜一支’로 ‘束’ 자리에 ‘支’를 표기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표기는 여러 명문에서 나타나는데 관련문서들을 통해 ‘支’는 강릉지역에서 ‘束’과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