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2년(영조48) 9월 30일에 차노(差奴) 덕봉(德奉)이 양인(良人) 권용채(權龍采)에게 밭을 팔면서 작성한 매매문기다. 덕봉은 방매 사유를 자신의 상전댁에서 긴요하게 쓸 곳이 있어서라고 적음으로써 자신이 상전을 대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매물의 소재지는 아교(阿橋), 자호는 정자(貞字), 지번은 14전, 면적은 수확량 기준으로 4부(負)이고 파종량 기준으로 1섬지기[石落只]이며, 거래가는 17냥이다. 덕봉은 상전이 자신에게 발급한 패자(牌子)의 내용대로 명문을 작성하여 주고, 본문기(本文記)에는 다른 전토(田土)가 함께 기재되어 있어 매수인에게 넘겨주지 못한다고 적었다. 덕봉의 상전은 김씨로, 선교장 소장 고문서 가운데 김씨가 덕봉에게 발급한 패자가 함께 전한다. 역노(驛奴) 심봉금(沈奉金)이 증인으로, 군관(軍官) 김갑석(金甲碩)이 필집으로 이 거래에 참여하여 각각 착명(着名)하였다. 명문의 말미에 이름을 쓴 뒤 수촌(手寸)이나 이름자를 변형하여 서명화한 착명을 하는 것은 오늘날의 사인과 같은 의미와 효력을 지닌다. 신분의 고하나 문맹 여부에 따라 서명 방식을 달리했는데 이 명문에서 차노인 덕봉과 역노인 심봉금은 좌촌(左寸)을 하였고, 글을 알고 직접 붓을 잡고 문서를 작성한 필집은 착명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