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8년(순조28) 무자식년을 맞아 이후(李垕, 1773~1832)가 주호(主戶)로서 주관하여 강릉부에 제출하여 확인 후 환급받은 호구단자이다. 이 문서는 본질적으로는 호구단자이나 그 양식에 있어 준호구의 특성이 많이 혼재되어 있다. 첫 줄 “도광8년 정월일 강릉부(道光八年正月日江陵府)”라는 기록부터 준호구의 서식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기록방식에 있어서도 가족구성원과 주호의 4조 기록을 줄바꿈 없이 연서(連書)하는 등 준호구의 양식을 상당히 반영하였다. 문서의 본문이 “고을유성적호구장내(考乙酉成籍戶口帳內)”로 시작해서 “등호구상준자(等戶口相準者)”로 끝나고 있는데 이 역시 대체로 준호구의 서식을 대체로 따른 것이다. 다만 시작 부분에는 해당 식년의 간지인 “무자(戊子)”를 써야 하는 데 지난 식년의 간지인 “을유(乙酉)”를 쓰고 있으며, 끝부분에는 “등(等)”과 “호구(戶口)” 사이에 지난 식년 간지인 “을유”를 써야 하는 것을 누락하였다. 그럼에도 이 문서가 관에서 발급한 준호구가 아니라 이후 호에서 작성해 올린 호구단자임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몇 통 몇 호인지를 기록해 넣을 부분 및 통수(統首)의 성명을 기록하는 부분을 공란으로 비워 둔 것과 호수를 나중에 추가한 것, 그리고 주호 기록의 시작 부분에 주묵으로 점을 찍어 확인한 것 등은 이 문서가 호구단자로 제출되었다가 돌려받은 문서임을 보여준다. 또한 본문 기록에 있어서도 노비질을 가족구성원과 별도로 구분하여 낮추어 기록하고 있는데, 이 역시 호 내 모든 구성원의 기록을 구분 없이 연서하는 준호구의 양식은 아니며, 호구단자에서 많이 나타나는 양식이다. 이 문서의 끝부분에는 “대도호부(大都護府)”라고 담당관을 기록하고 그 아래에 해당 관의 착압(着押)을 각압(刻押)하였다. 문서의 앞부분에는 관인(官印) 1과(顆)를 날인하였으며, 문서의 끝부분에 주협개인(周挾改印)을 기울여 날인하고 여기에 겹쳐서 주묵으로 “준(准)”이라 기록하였다. 해당 관의 착압 등은 제출한 문서의 진정성을 관에서 인정·확인하였음을 의미한다. 주협개인은 문서의 내용 중 삭제하거나(周), 끼워넣거나(挾), 고친(改) 글자의 수를 나타내고, 없을 경우 “주협무개인(周挾無改印)”을 날인하도록 하였는데, 이 문서에서는 “주협무개인(周挾無改印)”을 상투적으로 날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문서의 내용을 살피면 노비질의 내용 가운데 몇 군데의 수정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가 이 호구문서를 작성한 시기는 1828년 정월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18세기 중엽 이후 각 읍의 호적작성은 이미 식년 전해 하반기면 시작되었다. 따라서 식년 정월로 기록된 호구단자는 실제로는 식년 전해에 작성되는 경우가 많이 존재했다. 이후 호는 현재 선교장이 소재한 강릉시 운정동인 부북면(府北面) 정동(亭洞) 조산리(助山里)에 소재했다. 몇 통에 편제되었고 통수(統首)가 누구인지는 공란으로 남아있어서 알 수 없다. 호수는 4호인데, 주묵으로 “3(三)”이라 기록했다가 다시 흑묵으로 “4(四)”로 수정하고 있다. 이 호구단자에 따르면 이후의 호는 6구의 가족구성원과 89구의 노비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구성원은 이후와 처 강릉박씨 내외, 아들인 이용구(李龍九, 1798~1837)와 처 동래정씨 내외, 그리고 차자인 이봉구(李鳳九, 1802~1868)와 처 청송심씨 내외이다. 차자 이봉구 내외의 앞에는 각각 “솔(率)”자를 써서 실제 데리고 거주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6년 전인 1822년 호구단자와 비교하면 두 제수 강화최씨와 달성서씨, 질자 이학구(李鶴九)와 처 덕수이씨 내외, 그리고 또 다른 질자 이상구(李象九) 등 5구가 줄어들었다. 그 사이에 두 질자가 성장하여 주호가 될 자격을 갖추면서 신호(新戶)로 분호(分戶)해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주호인 이후는 6년 전인 1822년 호구단자에서는 면하(冕夏)에서 면조(冕朝)로 개명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식년인 1825년에 면조에서 다시 후로 개명한 것이라 판단된다. 이후의 경우 여러 차례 이름을 바꾸고 있는데, 이미 1898년에 익조(益朝)에서 면조로 이름을 바꾼 것은 시작으로 하조→면조→면하→면조→후의 차례로 총 6차례의 개명을 확인할 수 있다. 주호인 이후는 56세의 나이로 유학(幼學)의 직역을 가지고 있다. 부 이시춘(李時春, 1736~1785)의 직역은 종5품 상계의 품계인 통덕랑(通德郞)으로 나타나며, 조부 이내번(李乃蕃, 1703~1781)은 종2품 하계의 가선대부 품계와 역시 종2품인 동지중추부사의 관직이 확인된다. 증조 이주화는 종2품 가선대부 이조참판의 관직과 그 겸직으로 동지의금부사(同知義禁府事)와 오위도총부 부총관(副摠管)의 관직에 추증되었다. 외조 권세달(權世達)의 직역은 정3품 당상관의 무신 품계인 절충장군과 역시 정3품인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로 나타난다. 본관은 안동이다. 처 강릉박씨는 이후보다 4세가 많은 60세의 나이인데, 그 4조 기록이 누락되어 있다. 아들 이용구는 31세로 생원(生員)의 직역을 보이고 있으며, 역시 31세인 처 동래정씨와 함께 호구단자에 수록되어 있다. 차자 이봉구는 27세로 역시 생원으로 나타나며, 32세의 처 청송심씨와 함께 기록되어 있다. 이용구는 1825년 식년시(式年試)에서 생원 3등 36위로 입격(入格)하였고, 이봉구는 2년 후인 1827년 증광시(增廣試)에서 생원 3등 4위로 입격하였다. 이 호구단자의 노비질에는 총 89구의 노비가 등장하는데, 그 중 노는 39구이며, 나머지 50구가 비로 확인된다. 89구의 노비는 6년 전인 1822년 호구단자에 비해 10구가 증가한 수로, 1822년 99구의 노비 중 24구의 기록이 사라진 반면 14구의 노비가 새로 등장함에 따른 결과이다. 비록 두 식년에 걸친 것이긴 하지만 그 변화의 정도가 매우 심하다. 24구의 노비 기록이 사라진 이유는 확실하지 않은데, 제수 및 질자들의 분호와 관계된 것으로 여겨진다. 비 계녀(癸女)와 그 소생, 비 복단(福丹)과 그 세 소생, 비 복녀(福女)와 그 세 소생, 비 이덕(以德)과 그 두 소생 등 가족 단위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적이다. 반면 새로 등장하는 노비에 대해서는 그 사유를 비교적 쉽게 추정할 수 있다. 14구 가운데 10구가 1822~1827년의 시기에 태어난 어린 노비들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4구의 경우 매득노비로 추정된다. 노비질에 수록된 89구의 노비에는 11구의 도망노비와 15구의 사망노비가 포함되어 있다. 1822년 9구의 도망노비와 15구의 사망노비에 비교하면 도망노비 2구가 증가한 수로, 실제 노비는 드러난 수보다 더 많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도망노비는 노가 6구, 비가 5구로 이전에 비해 비의 도망이 증가한 것이 주목된다. 특히 이 시기를 전후하여 10구 내외의 도망노비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어, 조선후기 광범위하게 진행된 노비의 도망 현상이 선교장에도 예외없이 관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망노비 중 비 정매(丁每)의 경우는 원주(原州)에 있다고 소재지까지 파악된 상태이다. 이런 경우는 도망노비에 대하여 소재지는 파악되었으나, 추심(推尋)까지는 하지 못하여 사환(使喚)하거나 신공(身貢)을 받아내기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