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1848년(헌종 14) 12월 12일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창겸(昌謙)의 간찰이다. 발급일을 1848년으로 추정한 이유는 간찰 말미에 적힌 연도와 본문에 등장하는 인명의 생몰년을 대조해본 결과이다. 간찰 말미에는 ‘戊臘十二’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것은 해당년의 간지가 ‘戊’로 시작하는 해의 12월 12일에 작성했다는 의미이다. 한편 본문에는 이계조(李啓朝, 1793~1856)와 남병철(南秉哲, 1817~1863)의 소식이 짤막하게 전하는데 이들의 생몰년과 ‘戊’로 시작하는 해를 비교해 보면 무술년(戊戌年, 1838) 혹은 무신년(戊申年, 1848)이 발급일로 가장 유력하다. 여기 더하여 본문에는 윤 대감(尹台)이 정경(正卿)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는데, 󰡔승정원일기󰡕를 중심으로 1838년과 1848년에 윤씨 성으로 정경에 오른 인물을 살펴보면 윤치희(尹致羲: 尹致秀, 1797~1866)가 1848년 형조판서에 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발급일을 추정하였다. 한편 간찰의 발급자와 관련하여 이 시기에 활동한 인물 중 창겸이라는 이름을 가진 관직자로는 박창겸(朴昌謙)이 있다. 박창겸의 생몰년은 정확히 알 수 없고, 다만 1829년(순조 29)와 1830년(순조 30)에 우현첨사(牛峴僉使)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발급자를 확정하기 어렵다. 다만 조옥현가에 소장된 간찰 중 박래겸(朴來謙)이 보낸 간찰이 소수 확인되어 서로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간찰의 내용은 겨우내 한동안 따듯하던 와중 갑자기 한파가 몰려들었다는 말과 함께 당신의 편지를 받아 기쁜 마음으로 상세히 읽어보았다는 말로 시작한다. 12월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평안히 잘 지내시니 기쁘다고 하였고, 자신은 노쇠하여 기력이 없는 상황임을 전하였다. 또 여러 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러주신 내용은 잘 알았으며, 오늘은 도목정사(都目政事)가 있을 예정이니 결과에 대해 틈을 내어 기록해 보내주겠다고 하였다. 가사(家事) 에 대해서는 한 점의 의혹도 없고 이러한 말은 터무니없다며 상대방에게 서운함을 표시하였고, 자신과 상대방은 좋은 모습으로 늙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이어서 조정의 상황이 이어지는데, 윤 대감이 정경에 오른 일과 홍 대감이 도승지에 오르기를 기다린다는 내용, 이계조와 남병철의 조력(祖曆)에 대한 내용이 이어진다. 끝으로 만복이 깃들기를 바람과 동시에 이우(李友)에 대한 안부를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