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년 임정상(任鼎常, 1765~1837)이 심능규(沈能圭, 1790~1862)에게 보낸 간찰이다. 본 편지에는 별도로 발급자가 명기되어 있지는 않다. 그런데 추신에 강원 도내 수령의 임명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데, 󰡔승정원일기󰡕에 의하면 이는 1832년 12월 20일에 있었던 발령 사항이었다. 편지의 내용과 작성 시기를 감안하여 이 시기에 강릉부사로 재임한 임정상을 발급자로 비정하였다. 더구나 임정상의 성명이 기재된 A00131과 본 편지의 필체가 정확히 일치한다. 그는 자는 응숙(凝叔), 본관은 풍천(豐川)이다. 1807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좌부승지 등을 역임하였다. 특히 1831년 6월 22일에 67세의 나이로 강릉부사에 임명되었고 1833년 6월 22일에 대사간으로 이임되었다. 본 편지는 임정상이 강릉부사로 재직할 때 작성한 것이다. 수신자는 창녕조씨 명숙공종가 소장 간찰 가운데 강릉부사가 보낸 다른 편지들을 참고하여 심능규로 판단하였다. 그는 강릉에 거주한 사족이다. 자는 사룡(士龍), 호는 호은(湖隱)ㆍ신천당(信天堂)ㆍ천청당(天聽堂)ㆍ월포(月圃), 본관은 삼척이다. 저서에 󰡔월포기(月圃記)󰡕, 󰡔인경부주(仁經附註)󰡕가 있다. 이 간찰은 요청받은 장복(章服) 등을 빌려주고 강원 도내의 신임 수령에 대해 알려 주기 위해 보낸 편지이다. 먼저 임정상은 서두에서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로 어수선하여 늘 시달리고 있는 자신의 근황을 전하였다. 이어 본론에서는 심능규가 요청한 장복과 여러 물품을 빌려 준다고 하였다. 다만 고의(羔衣)는 영장(營將)이 영접하는 일로 이미 관내를 나가서 다만 1쌍이 있기 때문에 달리 변통할 데가 없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또 조보와 도정(都政)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으므로 빌려줄 수 없다고 하였다. 끝으로 도내 수령에 대해 적어서 알려 드린다고 하였는데, 흡곡현감(歙谷縣監)은 선우석(鮮于{金+奭}), 통천군수(通川郡守)는 이봉수(李鳳守), 양구현감(楊口縣監)은 이경행(李敬行), 낭천현감(狼川縣監)은 성원묵(成原默)이라고 하였다. 다만 󰡔승정원일기󰡕에는 각각 선우력(鮮于瓅), 이봉구(李鳳九), 이민행(李敏行)으로 기재되어 있다. 강릉 창녕조씨 소장 간찰의 상당 부분이 심능규 등 삼척심씨 인물과 관련된 것인데, 조옥현 가의 외가가 삼척심씨이므로 어느 시기에 다량의 삼척심씨 소장 문서가 조옥현 가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