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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년 미상인(도촌) 시문(陶村 詩文)
기본정보
해제
삼가 월포1)에게 바칩니다
그대와 나 매일 같이 끊임없이 술 마시며
풍호대2) 위 물가에서 시를 읊곤 했었다네
세상 물정 두루 겪어 흰머리는 늘었으나
오랜 교분 담소하니 눈 씻긴 듯 환했었지3)
나막신에 막대 짚어 대관령 길 돌아갔기에
꿈속 넋은 몇 차례나 해운정4)에 이르렀던가
늙었지만 다행히도 강산유람 행복 얻으니
이별 만남 다 영험한 별천지의 인연이라네
도촌5)이 절하고 짓다
1) 월포(月圃) : 심능규(沈能圭 1790~1862)의 호이다. 심능규의 자는 사룡(士龍)이고 호는 월포 이외에도 신천당(信天堂)·천청당(天聽堂)을 사용하였으며 본관은 삼척(三陟)으로 강릉에 살면서 『인경(仁經)』를 편찬하였다. 심능규는 1859년 증광시(增廣試) 진사시(進士試)에 70세의 늦은 나이로 급제하였다. 문집으로 『월포기(月圃記)』가 있다.
2) 풍호대(風乎坮) : 현재 풍호대에 대한 지명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충청북도 옥천과 경기도 가평 옥계(玉溪)이다. 한장석(韓章錫, 1832~1894)의 「거연정기(居然亭記)」(『미산집(眉山集)』 권8)에 의하면,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이 충청북도 옥천 노성산(老星山)에 일료휴(逸寮休)라는 정자를 지었는데 그 정자 아래 있는 몇 길의 절벽 이름이 풍호대로 기우(沂雩)의 드러낸 곳이라 하였다. 유중교(柳重敎, 1832~1893)의 연보(『성재집(省齋集)』)에 의하면 선생이 1876년 가평 옥계리에 정착한 후 옥계동의 숨겨진 절경을 찾아 옥계구곡을 정하면서, 옥계의 풍호대, 광영담 등 빼어난 절경을 구곡의 부속으로 삼았다고 하였다. 이 시에서 옥천인지, 옥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3) 눈 씻긴 듯 환했었지 : 원문의 ‘안식청(眼拭靑)’은 ‘청안(靑眼)’을 암용한 것으로 청안은 반가운 눈길을 뜻한다. 이 어휘는 진(晉)나라 완적(阮籍)이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청안(靑眼)을 뜨고 미운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을 떴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는 이 고사를 사용해서 오랜만에 만난 월포가 매우 반가우며, 그와의 담소로 자신의 눈이 씻긴 듯 환해졌다고 표현한 것이다.
4) 해운정(海雲亭) : 심능규의 저택을 말하는 듯하다. 해운정은 심언광(沈彦光, 1487~1540)이 강원도 관찰사 시절 강릉에 건립한 것이다.
5) 도촌(陶邨) : 누구의 호인지는 자세하지 않다.
원문
謹呈 月圃詞几
子我源源日醉醒
風乎坮上咏於汀
世情閱盡頭添白
舊誼談來眼拭靑
笻屐旋歸關嶺路
夢魂幾到海雲亭
衰年幸得湖山樂
逢別皆緣別界靈
陶邨 拜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