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8년(정조 2) 12월 17일에 안인역(安仁驛)의 삼장(三長)인 홍영태(洪永太) 등 3인이 강릉 심복(尋福)에 거주하는 박 씨의 종 덕금(德金) 댁에게 패소(敗訴)한 뒤에 서로 맞바꾼 논을 확인해 주고 다짐하면서 발급한 불망기(不忘記)이다. 안인역 삼장이 덕금의 상전에게 불망기를 쓰게 된 연유와 다짐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안인역의 역위답(驛位畓) 중에 잃은 곳이 많아 해조(該曹)의 관문(關文)에 따라 역위답 매 곳을 측량하였는데 덕금의 상전 박 씨댁에서 매입한 시동(詩洞, 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 일대)의 도자(道字) 논이 역위답의 장부에 확실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이에 위 논을 추심하여 차지하고 가늠하였더니 덕금 댁에서 안인역에 당초에 북평(北坪)의 선교원(船橋員)과 서로 맞바꾼 논이라고 자세하게 언급하였다. 이런 까닭에 관에 청원서[所志]를 올린 뒤 역위답의 장부를 자세히 살펴보고 덕금 댁과 함께 참여하여 북평 선교원 논을 측량하였다. 그 결과 안인역의 역위답으로 차지한 선교원의 우자(羽字) 자호의 논은 원래 역위답의 장부에 없던 것이므로 개인의 논이 확실하였으며, 덕금 댁에서 시동 논을 매입했던 문기을 살펴보니 선교원 논과 서로 맞바꾼 것이 확실하였다. 따라서 역위답의 장부 기록에 따라 시동 도자 논은 안인역의 역위답으로 차지하고, 북평 선교원의 논은 덕금 댁에게 넘겨주어 내년부터 위 내용에 따라 각각 소유하여 갈아 먹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문서 말미에 ‘나중에 어느 쪽에서 허튼소리를 하는 폐단이 생기게 되면 이 문서를 가지고 관에 고하여 바로잡을 것’이라는 내용의 추탈담보문언을 명기하고, 다짐 당사자인 안인역의 삼장 홍영태·홍부리(洪芙里)·홍성민(洪聖敏)이 각각 서명하였다. 본 불망기는 다짐 또는 맹세의 내용을 적은 증서로, 수기(手記)나 수표(手標)와 같은 확인서와 약속의 의미를 가진 문서이다. 안인역은 조선시대 강릉대도호부에 있었던 13개 역(驛) 중 강릉대도호부 남쪽 20리에 있었던 역으로, 타는 말[騎馬] 2필·짐 싣는 말[卜馬] 7필·역리(驛吏) 25인·종 32명·여종 30명 등이 소속되어 있었다. 현재는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에 위치한 영동선의 철도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