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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 천석 이야기 6 : 천석의 주인인 이생원은 다른 사람이다
정우진(율곡연구원) 1879년 노비인 충복이 주인인 이씨를 대리해서 논, 밭, 집, 집터를 환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003_01_A00691_001문서가 그때 체결된 계약서다. 이 문기는 이 씨의 종 충복이 긴요하게 쓸 곳이 있어서 매입했던 밭 12곳과 논 9곳, 기와집 등의 건물과 집터를 ‘되찾는다[환퇴]’는 조건으로 서울에 사는 금득의 상전인 김 씨에게 파는 내용이다. 매도하는 밭은 북이리면(北二里面) 임당리(林塘里)에 있는 동자(冬字) 자호의 33분번(分番)·3분번·36번·개간밭[加田] 2곳·30번·31번·28번, 북이리면 산황리(山篁里)에 있는 율자(律字) 자호의 을모년 개간밭 1짐·정모년 개간밭·병모년 개간밭·정모년 개간밭인데, 위 밭들의 면적은 결부수를 기준으로 총 20짐이고, 두락수를 기준으로 10섬지기이다. 논은 북이리면 성곡리(聲谷里)에 있는 장자(莊字) 자호의 110번·108번·74번, 비호석(非呼石)에 있는 양자(陽字) 자호의 14번, 사근곡(沙斤谷)에...
산송(山訟)에 문중의 사활을 걸다 -조윤목과 김정유의 묘지 소송-
김철운(율곡연구원)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사람 간에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는 분쟁은 거의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분쟁은 때론 개인 차원에서 서로 간의 나쁜 감정을 풀어버리는 ‘화해’로 일단락되기도 하고, 물리적인 수단이나 힘을 통한 돌이킬 수 없는 ‘폭력’ 사태로 비화 되기도 하며, 법률상의 판결을 법원에 요구하는 송사로 해결되기도 한다. 이 중에서 분쟁의 해결은 첫 번째가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고, 두 번째는 반드시 지양되어야 할 방법일 것이다. 문제는 분쟁의 내용이 개인들의 명운을 가를 권리 획득과 직결된 것이라 한다면 세 번째의 송사만큼 분쟁을 해결할 좋은 방법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송사가 사람들의 실생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되도록이면 송사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른다. 먼 옛날이야기지만, 공자의 다음의 말은 시사해 주는 바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송사를 듣고 판결하는 것은 나도 남들과 다름이 없겠지만,...
방풍림이라고 불렸을까?
정우진(율곡연구원) 2025년 5월 20일 5시에 눈을 떴다. 아직 어두운 기운이 걷히지 않았다. 경포호를 따라 강문해변까지 걷고 싶었다. 바닷가의 소나무 사이로 갓 떠오른 태양을 보고 싶었고, 솔바람 소리도 듣고 싶었다. 오죽헌 앞 삼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다 발걸음을 돌렸다. 과하게 넓은 도로는 너무 시끄러웠으므로 그곳을 당장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저녁에는 갈 것이다. 오죽헌 삼거리의 소란스러움이 잠잠해질 때, 그곳을 넘어 메타세콰이어가 나란히 심겨진 습지로 갈 것이다. 습지를 지나 경포호를 따라 걸을 것이다. 강문해변에 도착하면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호흡을 고르고, 오랫동안 바닷바람을 견뎌왔을 소나무를 느낄 것이다. 이 소나무들은 방풍림이라고 불린다. 본래부터 방풍림이라고 불렸을까? 1892년 5월, 현재는 동해시가 된 도하면, 견박면, 도상면의 북삼면에 사는 김병익 등 9명이 삼척부사에게 청원을 담은 첩정(牒呈)을 올렸다.
북삼면 백성 들이 아뢰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