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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 천석 이야기 5 : 다른 이야기
정우진(율곡연구원) 노비가 아닌 상절을 매입하기 위해, 이중 계약서를 작성한 것일까?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즉, 천석이 이봉구의 노비가 아닐 가능성이다.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다시 돌아가 보자. 결국은 자료가 말할 때까지 물어볼 수밖에 없다. 자료가 시작이자 끝이다. 천석이 노비를 소유한 노비였다고 생각한 근거는 버젓이 계약서에 '나(吾)'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관례에 따라 거래를 수노가 대신하는 경우에는 관례대로 '吾'의 자리에 '吾矣上典宅,' '上典宅,' '矣上典宅' 등 상전을 표시하는 말이 와야 한다. A003_01_A01247_001 문서는 1748년 정연안댁 두충이 주인의 위임장에 의거해서 아홉명의 노비를 최생원댁 종 엇산에게 매도하는 매매 계약서다.
1748년 정연안 댁 종 두충 노비 매매 문기
건륭 십삼년 무진년 정월 15일 최생원댁 노 엇산에게 글을 쓴다.
우측에서 글을 쓴 까닭은 상전댁이 외가에서 ...
산송(山訟)에 문중의 사활을 걸다 -조윤목과 김정유의 묘지 소송-
김철운(율곡연구원)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사람 간에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는 분쟁은 거의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분쟁은 때론 개인 차원에서 서로 간의 나쁜 감정을 풀어버리는 ‘화해’로 일단락되기도 하고, 물리적인 수단이나 힘을 통한 돌이킬 수 없는 ‘폭력’ 사태로 비화 되기도 하며, 법률상의 판결을 법원에 요구하는 송사로 해결되기도 한다. 이 중에서 분쟁의 해결은 첫 번째가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고, 두 번째는 반드시 지양되어야 할 방법일 것이다. 문제는 분쟁의 내용이 개인들의 명운을 가를 권리 획득과 직결된 것이라 한다면 세 번째의 송사만큼 분쟁을 해결할 좋은 방법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송사가 사람들의 실생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되도록이면 송사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른다. 먼 옛날이야기지만, 공자의 다음의 말은 시사해 주는 바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송사를 듣고 판결하는 것은 나도 남들과 다름이 없겠지만,...
방풍림이라고 불렸을까?
정우진(율곡연구원) 2025년 5월 20일 5시에 눈을 떴다. 아직 어두운 기운이 걷히지 않았다. 경포호를 따라 강문해변까지 걷고 싶었다. 바닷가의 소나무 사이로 갓 떠오른 태양을 보고 싶었고, 솔바람 소리도 듣고 싶었다. 오죽헌 앞 삼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다 발걸음을 돌렸다. 과하게 넓은 도로는 너무 시끄러웠으므로 그곳을 당장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저녁에는 갈 것이다. 오죽헌 삼거리의 소란스러움이 잠잠해질 때, 그곳을 넘어 메타세콰이어가 나란히 심겨진 습지로 갈 것이다. 습지를 지나 경포호를 따라 걸을 것이다. 강문해변에 도착하면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호흡을 고르고, 오랫동안 바닷바람을 견뎌왔을 소나무를 느낄 것이다. 이 소나무들은 방풍림이라고 불린다. 본래부터 방풍림이라고 불렸을까? 1892년 5월, 현재는 동해시가 된 도하면, 견박면, 도상면의 북삼면에 사는 김병익 등 9명이 삼척부사에게 청원을 담은 첩정(牒呈)을 올렸다.
북삼면 백성 들이 아뢰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