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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1820년 5월 6일에 진익(鎭翼)이 지인에게 보낸 간찰로, 조선 후기 사대부가 형제 간 오랜 교유와 세월의 무상함을 회고하며, 병환·노쇠·가문사의 변화를 함께 전한 편지다. 형제 간의 장기 단절, 병세로 인한 삶의 체념, 자손 출생의 경사를 함께 언급하고 있어, 노년기 사대부의 생애 감정과 가족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사료다.
내용을 살펴보면, 발신자는 먼저 서로 떨어져 지낸 지 여러 해가 되어 이제는 함께 백발이 되었다며 세월의 무상함을 토로한다. 오랜 세월 만나지 못해도 늘 형을 그리워해 왔음을 밝히고, 형의 근래 행정이 평안하고 몸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위로를 받았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형의 병세가 심해졌다는 말을 듣고 염려를 감추지 못하며, 노년의 쇠락을 안타까워한다. 중반부에는 자신의 비극적 상황이 구체적으로 전개된다. 그는 자신 또한 병이 깊어 몸이 쇠약해졌고, 예전처럼 외출하거나 공무를 맡을 수 없다고 밝힌다. 자신의 병약함과 관직 은퇴 후의 무력감을 솔직히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체념의 정서를 표현한다.
편지의 후반부에서는 현실적 생활과 가족의 소식이 이어진다. 발신자는 형이 보내준 여러 가지 물품이 편지 한 장조차 드물던 시기에 도착해 더욱 감사하다고 전한다. 이어 언제쯤 서울에서 다시 뵐 수 있을지 라며 재회의 소망을 밝힌다. 자신은 이미 예순이 되어 손자를 아직 보지 못했는데, 며칠 전 둘째 아들이 사내아이를 얻어 집안의 기쁨이 되었다고 알린다. 오랜 병환과 노쇠 속에서도 손자의 탄생을 사문지경(私門之慶)이라 표현하며, 가족의 계승이 주는 위안을 느끼고 있다. 끝으로 예를 다 갖추지 못했음을 사과하고 편지를 마무리하였다.
제목 없음
幾年相阻 俱老白首日生/ 雖欲不悵迬 其可得乎 時/與李友士昭語 未嘗不到/貴邊 而亦承近節之安/ 稍以爲慰 卽拜審/政體萬重 尤荷尤荷 第/衰病比甚之敎 未知鬂/鬚無一黑莖 耳細聽 齒/豁落否 弟狀如此 外不得說/ 而復入秋曹於十六年之後/ 功名亦如此 自笑而已/ 下惠諸種 果至於片簡/絶乏之時 如有俯燭 極感/且緊 何間有京洛之期耶/ 如聞知 當卽就敍/ 令抱今爲成/人 弟今六旬 何/明笑 而尙不/見孫矣 日/前次兒 擧一/丈夫子 是/爲私門之慶/幸 姑不備/ 伏惟/下照 謹謝狀上/
庚辰午月/初六日 弟/ 鎭翼 拜上
